♥와블의 트랜스포머 버닝홈입니다♥
by WILDBLAST
태그 : 외계인
2009/10/24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현실같은 영화 디스트릭트 9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현실같은 영화 디스트릭트 9
오전에 디스트릭트9을 보고 왔습니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영화관의 조조타임은 항상 애들 데리고 나온 가족들이 드글드글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지금은 방학 시즌도 아니고 또한 더더욱 기쁘게도 디스트릭트9은 보호자를 동반해도 청소년 관람 불가인 영화라 기뻐라하며 냉큼 예매했었죠.

스포일러가 그득하니 영화 보기 전 미리니름 사절이신 분은 영화 보신 뒤에 찾아와주시고, 말재주도 없는게 워낙 말이 많으니; 바쁘신 분은 지독히도 한가할 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꾸벅) 그냥...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이렇게 생각하게 해주는 영화는 드무니까, 모처럼 생각해야죠 ㅋㅋ





1. 디스트릭트 9이 대체 무슨 영화길래?

디스트릭트9에 대해 가지고 있는 사전 정보는 딱 세 가지.
피터잭슨 영화/인상 깊은 포스터/"우리는 그들을 28년째 통제하고 있다" 라는 문구였습니다.

사실 전 피터 잭슨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반지의 제왕을 그렇게 재밌게 보지도 않았고... (솔직히 말하자면 재밌게 본 것은 2편 뿐입니다. 1편은 나쁘지 않았지만 제가 가지고 있던 발록에 대한 기대감을 살려주지 못해서 혼자 짜게 식었었고; 3편에선... 솔직히 너무 길었어! 지루했다구! 머냐그 끝낼라면 빨리 끝내지 그 지루한 이별씬은!!! 그리고 나의 귀여운 골룸을 괴물같이 그려내다니ㅠㅠㅠ) 킹콩도... 그 영화엔 히로인도 히어로도 없어! 그냥 킹콩만 불쌍해(징징)..이라고 생각해서; 이 감독 영화는 잘 만들지만 감정씬은 나와 핀트가 안 맞는구나; 했었더랬죠; 그래서 피터 잭슨이 만들었다 어쩐다 하는 부분에선 별로 흥미가 없었습니다.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니지만 팜플렛은 발견하는 족족 모아서 보는 편.
그런데 디스트릭트9은 갖고 싶어서 돌아다니고 돌아다녀도 못 구하겠더라... 씁.
근데 알고보니 스티커 형식의 이색전단지라 품귀현상이 빚어졌었더라고.
설상가상 그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는 바람에 극장가에서도 골치였다고...-_-...
스티커는 내 물건에 붙입시다, 공공장소에 말고....
(혹은 극장에서 스티커를 붙일 수 있는 이벤트 공간을 마련해주었으면 좀 나았을 듯)


단 포스터의 저 로고가 참으로 인상깊어서 기억에 남기도 했고, "9"이란 숫자가 그 전에 개봉했던 영화 "9 : 나인"과 오버랩되어서, 저는 아무렇지도 않게 당연한 듯 디스트릭트9 역시 애니메이션인 줄 알았더랬죠....(...) 사실 영화를 보러 가기 몇 시간 전만 해도 그랬다구요....(.............)

제가 좋아하는─라기보다는 동경하는─ 각각의 두 사람이(서로 연관성 없음) "디스트릭트9은 정말 잘 만든 영화다. 개인적으로 올해 내 맘속 최고의 영화는 UP이었는데 바뀌었다"는 평을 해서 그런 것도 있습니다(..라는 변명;) UP이 애니였으니 비교되는 디스트릭트9도 애니겠거니 하는 묘한 편견; 참고로 저 역시 UP을 굉장히 재밌게 봤기 때문에(그 아새끼가 좀 짱났다는 것만 빼면 완벽했음..) 디스트릭트9에 대한 궁금증 역시 커졌습니다. 그러던 중에 접했던 바로 이 문구↓


<우리는 그들을 28년째 통제하고 있다>


이 설정이 참으로 신선했죠. 암요. 대개는 외계인과 손잡고 둥가둥가 우리는 친구, 이러면서 우정을 뽐내거나 아니면 외계인이 침략하거나 아니면 우리가 외계인을 침략해서 전쟁 둥가둥가 뭐 대개 이런 편인데.. 인간이 외계인을 격리/통제/지배한다라? 로봇이나 동물은 그런 경우가 이미 많았지만 외계인 쪽에서는 적어도 제겐 처음이었습니다.(하지만 광고나 기사들을 보니 SF 쪽에서도 매우 참신한 발상이었던 듯!)

그리하여 나중에 후회말고 빨랑 보자는 생각에 냉큼 예매한 디스트릭트9. 예매를 하고 영화를 보러 가기 몇 시간 전이 되자, 제가 사전정보 없이 영화를 보는 일은 거의 없었다는 사실에 생각이 미치게 되고, 그래서 그 전에 예매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간략 시놉시스와 예고편을 보고 간 것은 천만 다행이었습니다.... 안 그랬음 영화 시작하자마자 개깜놀할 뻔했; (헐퀴; 애니가 아니었네? ㄷㄷㄷ 헐퀴; 아름다움이나 감동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데? ㄷㄷㄷ 헐퀴; 설마 저 주인공 안 스럽게 생긴 사람이 주인공인 건 아니겠지? ㄷㄷㄷ 기타 등등-_-;)

어머니에게는 "외계인 나오는 액션영화 보고 올게요'ㅁ')/"라고 상콤하게 말하고 극장으로 가서 영화를 볼 때까지만 해도 몰랐더랬습니다. 이런 경험을 하게 될 줄은..........





2. 일단은 영화 내용부터 설명하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이 영화는 무서운 영화입니다. 너무나 현실적으로 실감나게 그려져서 더 무서운 영화입니다.

저는 작품을 볼 때 어지간히 거슬리는 포인트가 잡히지 않는 이상은, 분석하며 보는 것이 아니라 빠져들어서 보는 편인데- 몰입도로 봤을 때 최근 이 영화만큼 굉장한 영화를 본 적이 없는 듯 합니다(제가 트랜스포머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건 빠심으로 보는 거고 이건 일반인 코스프레로 보는 거니까 차원이 다르죠. 그리고 내가 트포를 암만 좋아한다고 해도 이건 (여러가지 면에서) 비교대상이 아니라고 봐..)

편집된 인터뷰가 뒤섞이는 리얼 다큐멘터리 같은 형식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도대체 어떻게 진행될 것이며 어떻게 끝날 것인지 도무지 상상이 안되는, 상상하고 싶지 않은 그런 불안감으로 상영 내내 심장을 옥죄고 있습니다. 영화가 진행되어 끝으로 가면 갈수록, 도대체 어떻게 끝을 맺으려고, 도대체 어떻게 감당하려고 이런 스토리와 이런 전개를 펼쳐대고 있는 거냐 라며 덜덜 떨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결말까지 짜임새가 꽉 짜여져 있는, 요즘 보기 드문 수작입니다. 끝까지 봐야 드디어 이야기가 완성되는, 끝까지 보고 나면 앞에서 지나쳤던 모든 이야기들이 다시 엄청난 무게감으로 다가오는 그런 이야기는 요즘 흔치 않으니까요(요즘은 끝에 가서 나몰라라 내팽개치는 얘기들이 하도 많아서...;) 게다가 이 영화는 제작자가 쓸데없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냉철하게 이야기 자체를 온전히 완성시키기 위해 공을 들인 모습이 절절히 다가오는 작품입니다. 때문에 중간에 몇 번이나 가졌던 혹시나 하는 희미한 기대감/희망을 이 영화는 몇 번이고 철저히 무너뜨려주었고- 그로 인해 다가온 결말은 가장 슬픈 결말이었지만 또한 가장 설득력이 있어서, 더 이상 가타부타 뭐라 요구할 수 없는 무력함마저 느끼게 했습니다.


그럼 우선 간단하게 영화의 내용을 소개하겠습니다.


어느날 요하네스버그 상공 위에 우주선 하나가 나타나 그대로 공중에 떠 있습니다. 그러고 아무런 반응도 없자 고민하던 정부가 접선을 시도하죠. 그리고 그들은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고 맙니다. 바로 외계인들이 기아에 시달리고 있는 광경을요. 불시착으로 인해 그들의 행성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땅으로 내려오지도 못하고 있는 외계인들은 지도자를 잃고 먹을 것도 없어 황폐한 상황이었습니다.
정부에서는 외계인 관리국 MNU를 설립, 외계인들이 머물 수 있는 거주지역 디스트릭트9을 만들어 그들을 인도합니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은 외계인들을 프런(쓰레기를 먹는 거지라는 뜻)이라고 비하하며 경계하지요. 그리고 20여년이 흐른 현재, 프런들의 폭력성과 범죄가 참아줄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자 인간들은 그들의 퇴거를 거세게 주장합니다. 그러자 정부는 새로운 거주지역(디스트릭트10)으로 그들을 이주시키고자 합니다. 그것은 합법을 가장한 불법 퇴거 명령이나 다름없는 프로젝트였고, 사실 거기에는 MNU의 음모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사실 MNU는 세계 제 2의 군수업체. 그들은 외계인들이 가지고 있는 엄청난 살상력의 무기를 탐내지만, 그것은 외계인의 DNA에만 반응하는 생체 무기였습니다. 당연히 인간에겐 무용지물이었죠. 그러나 그렇다고 포기하기에는 너무나 훌륭한(살상력이 엄청나다는 면에서) 무기였습니다. 당연히 MNU는 그 무기를 조종할 수 있는 방법을 수년간 연구하고 있었죠. 이번 퇴거 프로젝트의 이면에는 사실, 프런들의 자택을 뒤져 그들의 무기를 압류하고자 하는 속셈이 있었습니다.
한편, 그런 깊은(?) 음모까지 알리가 없는 일개 요원에 불과한 주인공 비커스. 그는 프로젝트의 책임자 역할을 맡고 현장에서 활동하며 프런들의 물건을 훑어보던 중, 외계물건에서 살포된 검은 액체에 노출되고 맙니다. 이후 몸에 이상을 느낀 비커스는 병원에 실려가고, 자신의 몸에 외계인의 DNA가 침투해 완벽한 결합을 이뤄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더욱이 그 결합이 더욱 진행되면, 자신이 인간이 아닌 외계인으로 변형된다는 끔찍한 현실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그런데 MNU에서는 비커스를 치료해서 인간으로 돌려줄 방도를 찾긴 커녕, 여러가지 끔찍한 실험을 감행하기 시작합니다. 프런들의 생체무기를 탐내고 있었던 MNU에게 있어, 인간이면서 외계인 DNA를 몸에 지니고 그 무기를 조종할 수 있게 된 비커스는 더없이 훌륭한 샘플이었던 겁니다. 그를 연구하면 생체무기를 조종할 방법을 찾아낼 수 있게 될 것이고, 그것은 강력한 군사력을 손에 넣는다는 것과 같았습니다. 이제 비커스는 단순한 일반인이 아닌, 강한 국력을 원하는 전세계가 탐내는 귀중한 군사적 자료가 된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연구가 인도적으로 가능할 리는 없습니다. 샘플로 활용하기 위해 모든 세포와 장기를 적출하면 비커스가 죽는 것은 당연지사. 게다가 그 모든 생생한 샘플을 얻기 위해서는 산 채로 적출되어야 합니다. 이에 공포를 느낀 비커스는 이성을 잃고 탈출을 감행합니다.
탈출한 비커스를 사로잡기 위해 정부는 전국에 수배령을 내리고, 심지어 "비커스는 프런과의 성행위를 통해 바이러스에 감염된 위험인물"이란 소문 조작까지 해가며 그를 고립하고, 뒤쫓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커스는 인간으로 돌아가기 위한 유일한 방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하게 됩니다...


...설명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우와 간단하대놓고 절라 길다;;) 영화 전반에서 보이는 인간의 잔혹성은 제가 어떤 말로 설명해도 영화를 한 번 보는 것만하지 못하겠지만, 외계 DNA에 감염된 비커스의 차후 상황은 직접 보시기를 추천해드리는 바인지라^_^;;





3. 왜 하필 요하네스버그인가?

우선 이 영화에서 주목할 점은, 이 영화에서 외계인은 신비롭지도, 경이롭지도 않은 "생명체"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외계인"을  불법 이주민 내지는 난민처럼 취급하는 것이 참으로 독특한 설정이었습니다.

영화 시작 부분에서 아나운서는 "워싱턴도, 시카고도 아닌 바로 이 요하네스버그에" 우주선이 나타났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영화 전반에서 상당히 중요한 설정입니다. 만일 이 우주선이 이른바 세련되고 지성을 갖춘 선진화 된 도시(예를 들면 워싱턴이라든가 시카고라든가)에 등장했다고 한다면- 이 외계인들의 지구에서의 생활은 달라졌을 지도 모릅니다. 젠체하기 좋아하는 지성인들이 (속내야 어쨌건) 사회적 체면을 고려해 그들을 정중하게 대접했을 지도 모르니까요. 설령 (예를 들면 워싱턴이라든가 시카고의)지역민들이 외계인 싫어 무서워 우어우어 쫓아줘 하며 그들을 탄압하더라도, 먼 발치에서 남의 집 불구경하며 현실감을 못 느끼는 다른 나라 사람들-_- 내지 인권단체가 "생명존중"을 외치며 오히려 나서서 외계인들을 보호해줬을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우주선이 등장한 곳은 인종차별의 상징인 흑인들의 거주지 남아프리카공화국. 그 중에서도 치안문제가 많은 요하네스버그입니다. 영화 칼럼을 인용해 손쉽게 설명하자면, 영화의 무대가 된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아파르트헤이트'라는 인종격리정책으로 악명높은 곳이랍니다. 또한 남아공 케이프타운에 실제로 있다는 디스트릭트 6는 1960년대 백인전용주거지로 공표되어 수만명의 흑인들이 쫓아난 곳이라고 합니다. 다른 거 다 떠나서 "경찰관을 죽이지 맙시다"라는 푯말이 있다고 하니 말 다했죠...(멍..)

이렇듯 디스트릭트9은 초반의 "워싱턴도 시카고도 아닌 바로 이 요하네스버그에"라는 말 한 마디로 앞으로 진행될 영화의 분위기를 흐트러짐없이 꽉 잡고 출항합니다. 즉, 세련된 도시에서는 가능하지 않은 전투가 가능한 무대를 만들어놓은 것입니다. 만일 수도 한 복판에 헬기며 장갑차며 무장한 용병들이 돌아다닌다고 생각해봅니다... 정부는 비커스를 잡기 전에 시민 여론에 휩싸여 몰매를 맞고, 진실을 파헤치려는 사람들에게 몰렸을 지도 모르지요; 아니 그 전에; 수도 한 복판에 쓰레기 매립지나 다름없는 난민 판자촌을 만들 수도 없었겠지만;;;

만일 외계인들이 세련된 대도시에서 존중 받으며 공존할 수 있었다면
인간의 좋은 이웃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고양이의 입맛을 가장 잘 아는 그들은 고양이 먹이 관련 회사에 취직할 수 있었을 것이고,
외계인에 맞는 옷이나 가구 등을 만들어내는 회사가 새로 설립되면서
일자리 구축에도 도움을 줬을 것이다.
그리고 자웅동체이므로 인간여자/남자인간 가릴 것 없이 둘의 마음을 잘 파악하는
좋은 친구이자 상담자가 될 수도 있었지도 모르고,
나아가 전 우주와 지구인을 잇는 매개체로서 큰 역할을 담당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역시나 단지 낭만일 뿐이지.
성별이 달라도, 피부색이 달라도, 종교가 달라도, 성적 취향이 달라도
다수자가 권리인 듯 당연하게 소수자를 박해하는 이 별에서는.
다른 생명들이 자연이라는 거대한 공동체안에서 서로 영향을 미치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것과는 달리,
인간은 결코 자기 외의 종족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공존하지 못하는 유일한 생명일지도 모른다..






4-1. 우주에서 가장 잔혹한 종족, 인간 : 나와 다르면 틀린 것이다.

영화에서 여러가지 뉴스 통신과 인터뷰를 통해 보여주는 외계인들은- 몰상식하고 무식한 미개한 족속에 다름없죠. 시민들의 인터뷰에서는 그들을 향한 멸시와 혐오감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이것이 이 영화의 흥미로운 점입니다.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이 아닌(게다가 미관상 아름답지 않은..) 종족에게 경계를 세우는 모습은 평소 상식적인 면에서 벗어나면 배척되는 인간 사회의 한 면모를 매우 잘 표현해내고 있습니다. 디스트릭트9의 공식 블로그(http://blog.naver.com/district9)의 메뉴 중 "극비 프로젝트"를 보면 시민들의 인터뷰를 담은 동영상이 있는데, 거기에서도 외계인을 향한 그들의 멸시는 여과없이 드러납니다. 그 중에 특히 잔상에 남았던 것이 바로 다음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그들은 요리를 하지 않습니다. 생으로 먹지요. 날 것으로요...
동물도 먹습니다. 그 말은, 인간도 먹는단 말이죠."


불로 요리해 먹지 않는, 우리와는 다른 문화를 가진 그들에 대한 혐오감.
그리고 육식을 하기 때문에 인간에게 해롭다는 경계심.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세상에는 여러가지 문화가 있습니다. 일견에서는 혐오스럽다, 잔인하다 말하지만 일견에서는 너무나 지극적인 일상적 문화인 식생활이 많지요(원숭이 골이라든가, 송아지 뇌라든가.. 생선을 날로 회쳐먹는 것을 잔인하고 비위생적으로 보는 나라도 있는가 하면, 우리나라 개고기도 남들 눈에는 마찬가지고요...(저는 잘 먹지만-_-) 사실 전 개인적으로는 세계 3대 진미에 속한다는 푸와그라도 상당히 잔인한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거위의 입에 깔때기를 꽂고 억지로 사료를 먹여 비대하게 만드는 거니까요... 인간으로 따지면 비만간을 조장한달까-_-;) 게다가 육식을... 마치 외계인 홀로 하는 것처럼 말하는 저 이기적인 발언이야말로 편견이지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육식&잡식동물은 동물을 먹습니다-_- 그리고 인간 역시 대표적인 잡식 동물이죠(게다가 인간도 외계인들을 먹는다!!!!!)



즉, 외계인을 향한 이들의 막연한 공포심은, 자신들과는 다르지만 자신들과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데서 기인합니다. "나랑 다를 수도 있지"라며 존중하기보다는 적개심을 먼저 품는 인간의 심리에서 작용하는 공포심이죠. 외계인들은 다른 가축이나 동물들과는 달리 "인간처럼" 두 발로 걷고, 물건을 다루고, 언어를 사용합니다. 그런데도 인간과는 다르고, 인간 마음대로 사육이나 관리를 할 수 없는 "의지"와 "자아"를 가진 고차원적 존재인 것입니다.

자신과 같은 데 다르다는 점은, 달리 말하면 언제든 자신을 압도할 수 있는 "라이벌"에 대한 경계심을 유발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여지껏 모든 생물을 지배해온 자신들의 위치가 피지배자로 바뀔 수도 있다는 데 대한 공포를 키우죠(더 오버해서 말해보자면, 그동안 다른 생물들을 "잔혹하게" 지배해온 자신들의 행동이 그대로 자신들에게 되돌아올 수 있다는 데 대한 공포일지도요. 권력을 휘두르던 인간이 권력에 집착하는 건, 자신의 만행이 자신에게도 돌아올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전 믿고 있거든요..)

자신보다 우월할지도 모르는 인간을 보면 인간은 경외를 느끼기 이전에, 저 놈이 언제 나를 치고 올라올지 모른다는 경계를 품게 됩니다. 대부분은 자신보다 약한 인간에게 넉넉함을 베푸는 법이니까요. 때문에 그런 경계의 대상을 접했을 때 인간이 취하는 행동은 그를 짓누르는 것입니다. 이런 심리는 영화에서 인간들이 외계인을 "프런"이라며 비하하는 것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결코 호의적이지 않고, 그들을 자신들보다 한 수 아래 천한 것으로 대하는 태도. 외계인을 존중하거나 그들과 대등한 입장이 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비하하며 무시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흔히 말하는 "일반인들"이 일반적이지 않은, 혹은 자신과는 다른 이들을 일단 억압하고 짓누르는 것과 같은 심리입니다.

"만일 우리가 토끼나 강아지처럼 생겼더라면 우릴 그렇게 징그러워하진 않았겠죠.."

난 외계인의 이 눈이 참 너무 예뻐서 좋았다.
절로 연민을 불러 일으키는 저 망글망글한 눈동자!
슈렉의 장화신은 고양이 저리 가라였다.
게다가 줄곧 요런(´·ㅈ·`) 팔자눈썹 표정으로 쳐다보는데
귀.. 귀여워!!!!!(부들부들)




4-2. 우주에서 가장 잔혹한 종족, 인간 : 곱게 나가면 안심하고 짓밟는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나오는 외계인들은 정말 인간보다 못한, 무식하고 난폭한 미개의 종족이었을까요? 

영화에서는 외계인 중 순하고 지성적으로 나오는 "크리스토퍼"가 매우 예외적인 것처럼 비춰지는데... 영화를 다 본 뒤 아무리 곱씹어봐도 그것은 사실이 아닌 것 같습니다. 크리스토퍼가 예외적 존재인 것이 아니라, 사실 크리스토퍼가 일반적인 외계인의 모습이었을 거라고.

그런데 대체 왜 외계인들이 그런 모습으로 비춰졌던 것일까요?

곰곰히 생각해보면, 영화 전반에서 크리스토퍼를 제외한 외계인들은 지구인의 언어를- 그다지 쓰지 않습니다. 사실 당연한 얘기지요. 같은 국적을 가진 사람들끼리도 지역차가 나면 사투리 때문에 말을 못 알아듣기 일쑤인데, 다른 행성에서 온 외계인들이 지구언어를 습득해 오는 게 이상한 거 아니겠습니까(계획하에 관광 온 것도 아니고;)

이것은 곧, 지구에서 생활한 28년간 크리스토퍼가 다른 외계인들보다 특출나게 열심히 영어를 터득한 거 라는 결론이 납니다; 28년이면 터득하고도 남지, 라고 단순히 코웃음 칠 문제가 아닙니다. 아무도 가르쳐주는 이가 없고, 배울 만한 학술적 도구가 전혀 없는, 지구인과 격리된 곳에서의 28년이란- 평범한 외계인이 지구언어를 터득하기에 결코 긴 시간은 아닙니다.

입장 바꿔 만일 제가 어느날 갑자기 다른 나라에 덩그라니 떨어져 있게 된다면- 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것도 같은 유색인종이 사는 곳이 아니라고 가정해봅니다. 어떤 말을 해도 통하지 않고, 제가 어떤 행동을 해도 그들에게는 "이상해" 보일 겁니다. 제가 뭔가 대화를 시도하려고 해도 "뭐라고 하는 거야"라며 무시 당할 것이고, 그들이 나에게 어떤 말을 건네도 제가 못알아들을 것이기에 그들은 "쟤 바보 아냐?"라며 우습게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디스트릭트9의 외계인들이 딱 그 처지인 것입니다.

자, 생각해보자구요. 어느 날 갑자기 집(우주선)에서 끌어져 내려와 쓰레기 매립지나 다름 없는 곳에 갇혀서 생활하게 된 처지에, 본인들은 얼마나 통탄을 금치 못할까요? 먹을 것과 살 곳을 주기에 좋은 놈들인갑다 했더니만, 이걸 먹을 거라고 주고 이걸 살라고 준 건가 싶을 정도의 천대. 그러면서 득의양양 우월감을 뿜어내는 기가 막힌 상황.

설상가상 자신들이 무슨 더러운 구경거리라도 되는 양 그들의 태도가 비호의적이라면. 도저히 생활할 수 없는 곳에 가둬놓고 알아서 살라는 말에 어떻게든 살기 위해 방도를 찾으며 돌아다니자 보이는 것은 사방의 외계인 출입금지라는 표어 뿐. 게다가 그거 좀 돌아다녔다고 그것을 또 비난하고, 폭력을 휘두르고... 자신들도 참지 못해 대항했더니 더 큰 폭력만이 난무하는...(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면 초반에 나왔던 외계인에 대한 안 좋은 뉴스들도 인간들의 입장에서 편집한 허구가 아닐까 하는 상상마저 들 정도입니다. 실제로 지극한 부성애를 지닌 외계인들을 두고 "그들은 번식을 목적으로 할 뿐 자기 생명체에 대해 애착이 없다"고 단정지어 말하는 생체해부영상을 보면 더욱 그렇죠. 외계인들은 이런 존재다, 라고 세뇌시키기라도 하는 기분입니다.. 그들의 생식기를 파악하고 있는 이 영상 자체가 외계인 생체실험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지역민들은 마치 외계인들이 자신들의 영역에 침투한 것마냥 투덜대지만, 정작 외계인을 디스트릭트9에 정착시킨 것은 같은 "인간"이었습니다. 만일 그들을 기아에서 구하고자 하는 순수한 목적이었다면 그들을 굳이 지구의 땅으로 끌어내릴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헬리콥터 등으로 우주선까지 음식들을 배달해주면 그 뿐인 것을...

그런 그들을 지구의 땅으로 끌어내려 우주선으로 올라가지도 못하게 "가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지구의 땅이 "인간의 홈그라운드"이기 때문이죠. 우주선에 그대로 냅두면 자신들의 감시가 닿지 않는 곳에서 그들이 뭘 할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더불어, 그들을 지배하고자 하는 흑심이 이미 깔려있었던 것입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대중은 "프런을 몰아내 달라"고 청원하지만, 외계인들이 원해서 그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진실"은 전혀 보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그 사이에서 정부는 마치 외계인을 인도적으로 관리하는 "척"하면서 동시에 시민들의 요구도 들어주는 "척"하며 본심으로는 자신들의 이득을 취하고자 머리를 굴리고 있었을 뿐입니다.

이렇듯 외계인들은 무식하고 난폭한 야만족들이 아니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자기들 마음대로 자기들 문화권에 끌어내려놓고는, 결코 자기들 문화권으로 들어오는 것을 허락치 않은 이중적인 인간들. 넘어오지 못하게 선을 그어놓고, 이거 넘어오면 네가 나쁜 놈이라며 멋대로 배척하고 휘두르는 그 모습은- 단지 영화에서 외계인의 모습으로 탈바꿈했을 뿐 너무나 현실의 모습과 닮아있습니다. 상류층 사람들이 우아한 척 구호활동을 하면서 실상으론 빈민들을 배척하듯이, 법이 서민을 보호하는 듯 하면서 사실은 서민을 옥죄이듯이.

그러나 외계인들은 그런 취급을 당하면서도 너무나 순합니다. 가공할 만한 살상 무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으로 인간을 위협하지도, 지배하려 들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인간들에게는 자신들의 무기가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고는 "줘봤자 쟤들은 못 쓰니까 우리한테 위험하지 않아"라는 듯 음식과 맞바꾸는 모습은 지극히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제게는 그것이 "싸울 수 없는 나약함"이 아니라, "싸우지 않는 평화주의"로 보였습니다. 그들이 그닥 위험한 존재가 아니라는 건, 디스트릭트9에 들어가는 MNU 요원 전원에게 방탄조끼가 지급되지 않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습니까. 그들이 용병을 데리고 가는 모습은 그저─사채업자들이 돈 갚으로 협박하고 다닐 때 덩치들을 대동하고 다니는 모습이 연상될 정도였습니다..-_-;;

물론 외계인이 인간을 공격하는 장면도 있었지만, 그것은 자신의 생명 혹은 동료의 생명을 위협당할 때가 대부분으로─이럴 때도 가만히 있는 건 평화주의자가 아니라 바보니까, 오히려 정당방의라고 보여집니다. 실제로 영화 예고편에서 인간이 외계인을 추궁하는 것을 보면, 취조 그 이상으로는 보이지 않죠. "지구에 왜 왔는가."라며 극명한 경계를 보이는 인간에게, 외계인은 예의 그 선한 눈망울(정말이지 공명심을 불러일으키는 그 눈동자를 설정한 디자이너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을 정도!)로 "해칠 생각 없다."고 답하는 외계인. 그러나 거기에 이은 인간의 질문은 "무기는 어떻게 다루냐"입니다. 외계인은 그저 "우릴 보내달라. 행성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는 데도 말이죠..

이미 여기서 인간의 이기적인 잔혹심이 드러납니다. 외계인들이 "해칠 생각 없다"고 말하자 안도를 표하며 친선을 다지는 것이 아니라, 반항하지 않는 순하디 순한 모습에 오히려 자신있게 그들을 탄압하는 모습. 더군다나 자신들의 것이 아님에도 (무기를) 빼앗기 위해 그들을 억류하는 모습을 보면, 인간이 그렇게 무서워 보일 수가 없습니다.

(여담이지만, 단지 말이 안 통하는 것 뿐인데 무식하고 나보다 못한 존재로 둔갑시키는 것은 단순히 외계인에 국한된 일이 아닙니다. 비커스를 잡아놓고 깔깔 웃어대는 갱을 보며 백인인 비커스가 갖는 공포감이 바로 같은 맥락이 아니겠습니까? 영화에서 프런들을 상대로 불법무기거래를 일삼고 있는 갱들 또한 관객과 비커스에게는─같은 인간임에도 불구하고─야만적인 종족으로 비춰집니다. "네 팔을 먹겠다"고 말하는 문화적 차이, 결정적으로 언어가 달라서 대화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말이죠. 그들과 비교하면 "대화를 할 수 있고 성정이 순한" 크리스토퍼는 외계인인데도 오히려 더 친근하게 여겨질 정도입니다..)





4-3. 우주에서 가장 잔혹한 종족, 인간 : 내게 필요하다면 너 같은 것의 희생 쯤.

외계인이 대상이 아니라 같은 인간끼리라고 해도, 인간의 잔혹성은 멈추지 않습니다. 비커스를 둘러싼 MNU나 갱을 보면 알 수 있죠. 군사적 우위를 독점하기 위해 비커스를 생체 실험에 이용하는 데 어떤 거리낌도 느끼지 않습니다. 무기를 다루기는 커녕 방아쇠에 손을 얹는 것조차 거부하며 두려워하는 비커스를 "조종"하기 위해 전기충격을 서슴없이 가하기까지 합니다. 그 고통에 질린 비커스가 "내가 쏠게요, 쏜다니까요!"라고 절규를 해도 이미 그를 "조종"하는데 맛을 들인 연구진은 들어주지 않고 당연한 수순인 듯 전기충격을 마구 가하죠(이 씬에서 비커스역 샬토 코플리의 연기는 기가 막힐 정도로 리얼합니다. 처음 예고편에서 봤을 때는 전혀 주인공스럽지 않아서 기겁했는데, 영화를 보자 너무나 연기를 잘해 기겁했달까요..) 또한 연구샘플로 쓰기 위해 그의 장기와 세포를 적출해야 하므로 생존 가능성은 결코 없다는 말에, 비커스의 장인 어른조차 "허가한다"고 말하는 지경에 이르릅니다. 이 모든 대화가 비커스의 정신이 온전히 깨어있는 상태에서 오간다는 사실만으로도 어마어마한 고문인데, 싱싱한 샘플 추출을 위해 죽이지 않고 마취시키려 하니, 지켜보고 있는 관객 쪽에서도 잔혹함에 대한 역겨움으로 혼미해질 정도입니다(잔인한 건 좋아하지 않아요..ㅠㅠㅠ)

그렇다고 비커스는 다른가 하면 또 그렇지도 않습니다. 크리스토퍼가 다른 외계인들과는 달리 매우 지성적(상식적)인 대답으로 강제 퇴거 명령에 거부하자, "방법을 바꾸지"라면서 아이를 빌미로 협박을 감행하죠. 또한 어린 프런은 죽이지 않지만 아직 부화하지 않은 알은 망설임없이 화형(..)시키며 그것을 신나는 표정으로 보고하는 모습을 봤을 때는 그 잔혹성과 이중성에 어이를 상실한 지경이었죠. 즉, 알을 태우는 것이 그의 본성(단지 해충 박멸 정도의 인식)이고, 어린 프런을 죽이지 않는 것은 사회적 인식을 고려한 체면치레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실험 당할 때 외계인을 쏘지 못했던 것은 "살아있는 생물을 죽이는 것은 비인간적인 행위"라는 사회적 학습에 의한 것이라고 봅니다. 게다가 자신을 치료해줄 기간을 두고 크리스토퍼와 다투다가 그를 버리고 떠나려는 시도를 하는 장면에서─그리고 추락할 때까지 망설임이 없었던 점에서─비커스 역시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이기적이고 잔혹해질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죠(사실 크리스토퍼가 조금 더 융통성이 있게 비커스를 달래거나, 비커스가 조금만 덜 궁지에 몰렸더라면- 그들의 협상은 충분히 이뤄질 수 있었을 텐데 그렇게 흘러가지 않았던 점이 이 영화가 낭만주의에 빠지지 않고 지독히도 현실적이었던 요인 중 하나였습니다)

또한 비커스가 후반에 크리스토퍼를 보호하며 인간을 공격하지만, 이것이 외계인의 편에 선 것이라고는 보이지 않습니다. 제가 보기에 비커스는 한 번도 외계인의 편이었던 적이 없습니다. 인간들을 공격한 것은 궁지에 몰린 자신을 구하기 위한 방어수단이었을 뿐, 외계인을 위한 행동이 아닙니다.

또한 막판에 크리스토퍼를 보호했던 건, <그를 버리고 떠나려 했던 죄책감+그로 인해 모든 일이 수포로 돌아간 데 대한 책임+어린 아이(크리스토퍼의 아들)를 혼자 방치시켰다는 죄의식>이라는 복잡한 심정의 집합체였죠. 결국 크리스토퍼는 덕분에 우주 모선으로 돌아가 행성으로 떠났지만, 비커스가 그걸 예상하고 그를 도와준 건 아니잖아요? 우주선이 추락한 시점에서 이미 비커스는 모든 게 다 끝났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래서 "그렇다면 적어도 크리스토퍼가 아들과 함께 할 수 있게끔" 해준 것 뿐이죠. 만일 크리스토퍼의 아들이 우주선을 조작해 공중에 떠 있는 우주 모선으로 올라갈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알았더라면─그렇게 행동하지는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같이 가든가 혼자 가든가 했겠죠..


여담이지만, 얼마전 이런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화성이었던가요..-.-(달보다는 화성일 가능성이;) 아무튼 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인가를 가려내기 위해서는 일단 물이 있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그 여부를 알아내기 위해 미사일을 쏘아보냈다던가... 하는 그런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자세한 내용이 좀 가물가물하네요;) 충격을 줌으로써 일어나는 먼지 여부를 볼 것이고, 그것으로 그 행성에 물이 존재하는지를 알아내겠다는 것이 실험의 취지였는데.... 전 이게 우왕 굉장해~가 아니라 이제 우주까지 파괴하려는 거냐;ㅁ;ㅁ;ㅁ;ㅁ; 라며 무서웠었더랬죠.. 지구의 자연을 입맛대로 굴리는 것도 모자라서 우주까지ㅠㅠㅠㅠ 인간은 결코 주어진 대로 살아갈 수는 없는 존재인걸까.. 어떻게든 주변을 자기 입맛에 맞춰 개척해야 하는 존재인걸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_ ;) 뭐, 저도 그렇지만.. 역시 인간은 이기적인 생물이에요...(; _ ;) 만일 그 행성에 어떤 생명체가 살고 있었더라면.. 그게 왠 봉변이란 말인가요..(;ㅡ;) 게다가 잘못해서 우, 우주 파편이 흩어져 행성 궤도에 뭔가 영향을 미치면 어, 어쩔거야ㅠㅠㅠㅠㅠ 라며 혼자 ㄷㄷㄷ 하고 있었는데 주변 사람들은 "헐퀴 얘 왜 이래.." 이런 반응...-_-;





5. 지킬 수 없는 약속 : 후속편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

크리스토퍼가 지구를 떠나면서 지었던 표정은 오래도록 가슴 아프게 남았습니다. 그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악몽같았던 지구를 탈출하게 된 데 대한 안도감? 드디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기쁨? 동족들을 모두 데려가지 못하고 아들과 단 둘이 떠나는데 대한 죄책감? 친구의 시신조차 거두지 못하고 도망치듯 떠나는 자신에 대한 무력함?

필경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복잡한 심경이겠지만─비커스에 대한 연민 또한 반드시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뿌리칠 수가 없습니다. "3년 후에 돌아오겠다"고 했지만, 정말 3년 후에 돌아올 수 있을 것인지도 알 수 없고,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이미 비커스에게는 의미 없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그가 3년 후에 약속대로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비커스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입니다. 그것을 암시하는 내용은 이미 영화상에서 몇 번이나 반복되었죠. "감염 **시간 경과"라는 문구도 그렇거니와, 비커스가 외계인으로서 변이를 완료하기 전에 해부해서 샘플을 적출해야 한다고 서둘렀던 MNU, 더 진행되면 손 쓸 수 없다고 말했던 크리스토퍼까지. 게다가 마지막에 비커스를 죽이려는 쿠버스를 덮쳐 요절-_-을 내는 외계인들을 보면서... 저것은 단지 식욕을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동족(이 된 비커스)을 죽이려고 하는 적을 응징한 것이 아닐까 하는 메시지를 느끼지 않을 수 없더군요.

그러나 순하디 순한 외계인들이 비커스를 받아들인 것과는 달리, 아마 비커스는 최후의 최후까지 외계인의 편이 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고양이 먹이를 정신없이 먹다가 이성을 차리고는 비참해했던, 또한 크리스토퍼의 아들이 팔을 들이밀며 "똑같아, 똑같아"라며 좋아할 때 그를 뿌리치며 "똑같지 않아!"라고 말했던 비커스는 결코 외계인이 아니니까요. 자신의 외모와 세포가 모두 외계인의 것이 되었다 해도 정신은 태어날 때와 마찬가지로 온전한 인간.

그러나 인간임에도 인간 세계에서는 살 수 없고, 그렇다고 외계인으로 살고 싶지도 않은 비커스는 평생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며 인간과도 외계인과도 어울리지 못하고 죽을 때까지 외롭게 살아가게 되겠죠.

그래서 디스트릭트9은 여운을 남기면서도 후속편을 만나고 싶지 않은 영화입니다. 후속편이 나오는 순간 1편에서의 현실성과 설득력은 빛을 잃고, 마지막 장면의 의미는 바래질 테니까요.

영화를 보는 내내 몇 번이나 헛된 희망을 가졌는지 모릅니다. 비커스가 크리스토퍼를 후려치고 우주선에 올라탔을 때, 지금이라도 마음이 약해져서 크리스토퍼를 데리고 가기를. 크리스토퍼가 조금만 더 약삭 빨라서, 이륙하기 시작한 우주선에 매달려 모선까지 올라가기를. 비커스가 조금만 더 영악해서 무기를 조종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겠다는 수법으로 갱들을 장악해 상황을 통제할 수 있게 되기를. 우주선이 모선으로 올라갈 때 디스트릭트9에 있던 외계인과 비커스가 함께 딸려올라가기-_-를. 기타 등등, 기타 등등...

그러나 영화는 결코 나약한 관객의 기대에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연민에 흔들리지 않고 냉철하게 이야기를 완성시켜 가지요. 그것이 더욱 현실적이면서 더욱 슬펐던 영화였습니다. 특히나 마지막 장면은 다른 가능성은 떠올리지도 못할 만큼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전까지 제가 개인적으로 피터 잭슨 감독에게 느끼고 있던 게 있어요(순전히 개인적 감상입니다만;) 아, 이 감독... 뭔가 대사 없이 상황과 분위기와 표정 등 만으로 관객에게 애잔한 감정을 전달하고 싶어하는구나, 라는 그런 느낌이었죠.
예를 들면 반지의 제왕에서 마지막 프로도와 이별하는 씬. 뭐랄까; 원작보다 프로도가 지나치게 미화되는 것도 그랬지만, 너무 질질 끄는 것 같아서 오히려 감동이 반감되었달까요? 그만 바이바이 가도 충분할 것 같은데 계─속 죽─치고 분위기를 잡고 있는 겁니다-_-;;; 그런데 대사는 별로 없어...llloTL 차라리 말을 해, 말을 하라고llloTL 인상적인 근사한 몇 마디 말을 하고 헤어지면 쉬울 것을, 이 피터 잭슨 감독은 대사를 배제하고 분위기만으로 자신이 표현하고자 했던 감정을 관객들에게서 끌어내고 싶어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근데 관객인 나는 감독의 그 의도는 알겠는데 공감을 못하겠어......llloTL 지루해; 지루해; 이런 심정;;;
그것은 킹콩에서도 여지없이 나타나서, 이 감독은 여전히 대사없이 분위기로 관객과의 교감을 꾀하려고 무진 애를 쓰고는 있는데, 보는 저는.... "당신 의도는 알겠는데 못 느끼겠어ㅠㅠㅠㅠㅠㅠ 필름 아까우니까 그만하라구ㅠㅠㅠㅠㅠ" 뭐 이런 느낌이었달까요...;;(참고로 킹콩에서 나오미 왓츠가 킹콩과 나눈 대화는 "Beautiful" 이거 한 마디-_- 대체 킹콩이 여주인공 어디에 반해서 그런 꼴을 당하는 건지 공감이 안되서;; 캐 비참해보였...;;;)

그런데 이 디스트릭트9의 엔딩씬에서는, 단 몇 초도 안되는 영상 하나로 피터 잭슨은 그가 그토록 추구했던 교감에 성공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아, 당신, 드디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을 터득했군요! 라는 감탄. 그 만큼 마지막 장면은 정말 굉장했습니다. 어떻게 말로 표현하기 힘든 애잔함이 전신을 지배해서 한동안 멍하게 만들 정도로. 






6. 애프터서비스 부탁해요.

감히 말하건대, 천재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말하는 "정말 잘 만들었다"는 말에 토를 달 수 없을 정도로 굉장한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발상도 그렇고, 연출도 그렇고,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은 물론이고, 가장 어려운 "맺음"까지. 그도 모자라서 수많은 암시를 주고, 현실을 압축해서 표현하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끔 해주는 영화라니,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다리에 힘이 풀려 일어날 수 없었다"는 경험을 저도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가슴이 진정이 안되고, 영화에 압도당해 멍해진 정신 때문에 그후에도 몇 시간 동안이나 정신을 차릴 수 없었어요. 이 영화 하나로 피터 잭슨은 제게도 거장이 되었습니다(그 전까진 제게는 거장이 아니었뜸;) 닐이라는 감독을 발견하고 그에게 기회를 준 것만으로도 이미 피터 잭슨은 거장입니다. 게다가 캐스팅마저 완전했습니다ㅠㅠ 처음 예고편을 봤을 때는 등장인물들을 보며 너무 일반인스러워 이뭥미..'ㅁ' 했습니다만, 디스트릭트9이 걷고 있던 선로에서는 가장 어울리는 캐스팅이었습니다. 때문에 더욱 현실적이었던 영화. 숨막히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온 기분이라서, 이것이 픽션이 아닌 현실로 느껴진다는 점이 디스트릭트9이 가진 힘이고, 감독의 의도였습니다.

여담으로, 저는 잘 본 영화를 보면 영화 사이트를 꼭 방문하곤 합니다. 그런데... 영화 사이트는 조금 실망. 특히 INFO란은 많이 취약합니다. 극비 프로젝트로 유명했으니 정보를 많이 안 싣는 게 당연했을 수도 있지만, 이제 영화도 이미 개봉했고 그러니까... 나중에는 좀 더 알차게 채워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아무튼 영화 사이트 메뉴 중에 game이 있어서 일단 눌러봤습니다. 인간과 프런, 둘 중 하나를 택해서 플레이하는 게임인데... 이 게임의 배경음이 참으로... 영화를 이미 본 후에 이 음악을 들으며 인간을 선택할 용기는 도저히 나지 않더군요. 인간이 얼마나 잔혹한지 영화를 보는 내내, 보고 나서도 그렇게 치를 떨었는데 어떻게...

그래서 프런으로 선택했는데... 유동체를 찾아다니며 무기를 찾는 간단한 게임인데도 가슴이 참으로 옥죄어오더이다. 제가 워낙 게임을 못하는지라- 프런이 인간한테 죽으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 때문에 도저히 하기가 힘들더군요; 그래도 어떻게 첫 번째 미션은 겨우겨우 완수했는데 두번째 미션에서는 역시나 겜맹인 제가 그러면 그렇지-_-; 시작하자마자 죽어버렸어요; 그냥 단순한 게임인데도 어쩜 이렇게 잔인하다 느껴지는지... 이것도 역시 영화의 영향력이 아닌가 합니다. 게임상에서 프런의 목적은 유동체를 모으는 것 같은데 그럼 과연 인간의 목적은 무엇인가 싶어 이번엔 인간을 한 번 선택했는데... 못 죽이겠더군요; 결국 그냥 화면을 끄고 나왔습니다. 

디스트릭트9은 DVD가 나오면 꼭 사줘야겠어요. 거기에는 좀 더 이런저런 정보들을 실어주겠죠. 부디 그래주길 바래요. 특히 애잔한 눈동자를 하고 있던 외계인들을 오래오래 보고 싶습니다.









악 젠장. 또 하루 종일 쓰고 있었다ㅠㅠㅠㅠㅠ
쓰고 싶어서 쓰기도 했지만 사실 이벤트에 참가하려고 쓴 목적도 다분한데..;;
다시 보고 편집해야 할 텐데 더 손 볼 엄두가 안 나네요; 대강 훑으며 점검하고 끝내야겠슴다ㅠㅠ

근데 사실은... 피터 잭슨보다는 닐 감독의 사인이 받고 싶어요..(잇힝♥)
by WILDBLAST | 2009/10/24 21:59 | ♥♥♥DISTRICT9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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